['착한 연비' 톱10 시승기③쉐보레 스파크]여성들의 귀요미, 복합 연비는 11.2km/L?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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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한 하늘색은 쉐보레 스파크를 대표하는 색깔이다. 앙증맞은 휠 위에 아이라인을 그려넣은 여성스러운 이미지. 그러면서도 앞모습은 마치 햄스터를 보는 듯한 귀여움을 선사한다.
1990년대 말 IMF 한파에 차 크기는 점점
쪼그라들었다. 대형에서 중형, 중형에서 준중형으로. 그리고 그 아래 등급에 당시 대우자동차에서 판매하는 ‘마티즈’라는 경차가 있었다. 이젠
한국지엠 체제에서 ‘쉐보레 스파크’라는 이름으로 생산되는 그 차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국민 경차다. 스파크는 갓 면허를 딴 사회초년생 여성
운전자와 대형마트에 자주 가는 3040 여성 운전자에게 인기가 많다.
전기차 같은 정차 상태, 연비는 글쎄
시승한 차량은 2014년도에 생산된 2015년형 쉐보레 스파크 최고
사양인 LT 모델이었다. 시동을 걸어도 별다른 진동이 안 느껴졌다. 엔진 작동 소리가 2초 정도 연하게 들렸을 뿐 시동 걸기 전과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정차 상태의 소음과 진동 수준이 웬만한 가솔린 6기통 엔진 차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나았다. 참고로 기자의 자가용차는 닛산 6기통
VQ35DE 엔진이 장착된 2006년식 인피니티 M35, 그리고 혼다 6기통 C32A 타입1 엔진이 올라간 1995년식 대우
아카디아다.
- 에메랄드색 슈퍼비전 계기판은 쉐보레 소형차 '아베오'의 계기판과 매우 닮았다. 시원한 색감이 운전자의 기분을 들뜨게 한다.
과연 연비는 어떨까. 제조사 제원에 소개된 2015년형 스파크의 복합연비는 15.3㎞/L다. 고속주행 조건에선 17.7㎞/L, 도심주행 조건은 13.8㎞/L이다. 기자가 토요일 저녁 정체가 계속되는 서울시청 인근 도심과 일요일 오전의 한산한 분당 내곡 고속화도로 등 시내주행과 고속주행을 7:3 비율로 약 85km정도 주행해보니 복합연비가 11.2㎞/L였다. 비교적 최근에 생산된 차량이고 누적 주행거리도 3000㎞ 남짓인데 복합연비가 제원보다 너무 낮게 나와 조금 의외였다. 현재 국내 브랜드 승용 경차는 한국지엠 ‘스파크’와 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이렇게 세 종류다. 공인 연비만 놓고 봤을 때 스파크는 수동미션 모델이 16.8㎞/L, CVT미션 모델이 15.3㎞/L이다. 모닝 수동미션 공인 연비는 16.2㎞/L, 토크컨버터(유압 변속방식, 자동 4단) 모델 연비는 15.2㎞/L. 레이의 최고 연비는 CVT미션 모델의 14.6㎞/L다. 제원상 국산 경차 연비는 스파크가 1등이다.
스파크는 4600rpm에서 최고 출력 75마력, 6400rpm에서 최대 토크(엔진의 순간 가속력)가 9.6㎏·m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시승한 모델은 관리가 조금 소홀했던 차량”이라고 했는데, 거의 신차나 다름없는 이 시승차의 연비가 제원보다 4㎞/L나 적게 나온다는 건 다소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되면 옆좌석 또는 뒷좌석에 사람을 더 태우고 운전하거나 짐을 많이 싣고 운전할 경우 실제 복합연비는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수도 있다
-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장착된 '마이 링크' 시스템. 기본적으로 올 터치스크린 기반이고 휴대폰과 연동해 각종 장치를 실행할 수 있다.
계기판은 쉐보레 소형차 ‘아베오’에 장착된 것과 비슷했다. 오토바이 계기판처럼 원형 모양 창에 속도계가 표시돼있고 오른쪽 보조창에는 rpm과 연비, 누적 주행거리 등 기타 정보가 빼곡하게 담겨있다. 에메랄드색 계기판 색깔은 달리는 내내 운전자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대시보드 가운데 설치된 ‘마이링크’ 시스템은 휴대폰 등과 연동해 즐거운 드라이빙에 보조 역할을 한다. 터치스크린의 감도는 준수하지만 볼륨 조절 버튼까지 모두 터치식이라 운전 중에 손가락 끝부분을 갖다대며 조작하기엔 다소 버거웠다. 이런 부분은 따로 버튼 식으로 빼두거나 핸들에 장착했더라면 조작하는데 부담이 덜할 텐데 조금 아쉬웠다.
안전 사양은 수준급
조금씩 악셀레이터를 밟으니 그제야 엔진음이 들렸다. 이 차에는 기존 스파크S 모델에만 들어가던 GEN2 1.0 엔진이 적용됐다. 무단변속기(CVT)는 일본 닛산의 계열사인 자트코에서 제작한 C-TECH다. 확실히 CVT미션이라 변속충격이 거의 없어 주부들이 뒷좌석에 아이들을 태우고 다녀도 별 걱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도 수준급이다. 차체 66.6%가 고장력 강판이고 시승한 차가 최고 등급 모델(LT)이라 사이드에어백과 커튼 에어백까지 있다. HSA(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ESC(전자식 차체 제어 장치), TPMS(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 등도 바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안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시트 크기도 넉넉해 키 185㎝에 몸무게 84㎏인 기자도 전혀 불편함 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과속방지턱 앞에서 속도를 약간 붙인 채 넘어가도 그다지 충격이 없을 정도로 하체 충격을 잘 흡수했다. 스파크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에서 발표한 ‘2014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다.
- 앞좌석에 성인 한 명을 앉혀두고 뒷좌석에 앉아봤다. 건장한 성인 한 명이 앉기에 부담은 없지만 무릎이 앞좌석과 맞닿고 머리는 천장과 약간 떨어진 상태였다.
답답한 가속감
초반의 빠른 가속 응답력이 이어진 건 시속 20㎞까지였다. 그 다음부터는
CVT 미션의 개입으로 나사가 두 개 정도 빠진 듯 한 가속력을 보이며 3000rpm 이상으로 쭉 밟아줘야 겨우 시속 50㎞대에 돌입할 수
있었다. 약 20도와 40도 정도의 경사로에서도 주행해봤는데 평지에서의 답답함이 경사로에서는 그 각도에 비례하며
올라갔다.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운전자에게 CVT미션이 달린 차를 몰아보게 하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고 한다. CVT미션 특성상 기어 단수를 수학 공식처럼 미분 한 듯한
구조라 확 다가오는 가속감이 없고 서서히 물 끓듯 속도가 붙어 성질이 급한 사람은 CVT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젓는다. 기자도 그 중 하나다.
닛산 중형세단 뉴 알티마 CVT미션 모델을 최근 몰아보며 느꼈던 오묘함을 분명히 기억한다. 차급이 다름을 감안하더라도 스파크 CVT에서 느낀
답답함은 알티마 CVT를 운전했을 때보다 더 심했다. 3000rpm 이상으로 엔진음을 크게 내며 질주했을때 속도는 어느 정도 붙기는 했다.
하지만 허공에 노 젓는 가속감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가 전혀 없었다. 시속 120㎞이상으로 직선 코스를 달릴땐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도로 상태에 따라 조금씩 좌우 롤링이 생기는 등 서스펜션이 그리 탄탄하진 않았다. 고속 주행시에는 엔진 소리가 커서 오히려 풍절음이
묻히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5년형 쉐보레 스파크의 가격은 기자가 시승한 1.0 가솔린 LT
C-TECH 모델이 1348만원(부가세 포함, 후방카메라와 마이링크 옵션 포함), 최저 트림인 1.0 가솔린 승용밴 수동변속기 모델이
952만원(부가세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