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배기가스...독해지는 황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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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사 발원지가 몽골에서 중국으로 바뀌어가면서 또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황사가 중국의 공업지대를 지나면서 중금속과 섞여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갈수록 독해지는 황사의 위험성.
설다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과거 황사는 그저 흙먼지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납, 비소 같은 중금속을 품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공업단지가 동해안에 밀집된 것이 원인입니다.
황사는 중국 동해안을 거쳐 서해를 넘어오는데 이 때 공장에서 발생한 중금속이 함께 섞이거나 먼지와 결합하는 겁니다.
특히 중국 북동부 지방을 통과한 황사는 북서부 지역을 통과한 경우에 비해 유해물질 농도가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는 중금속 뿐 만이 아닙니다.
황사가 올 때 한반도 상공에는 최대 8만 6000톤의 미세먼지가 뿌려집니다.
그런데 황사 속에 크기가 2.5미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스모그와 배기가스가 함께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초미세먼지는 코 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로 직접 들어가 박혀 폐 기능을 크게 약화시키고 면역력도 떨어뜨립니다,
[인터뷰:노철언, 인하대 화학과 교수]
"미세먼지라고 하는 것은 입자 크기가 작은 것을 얘기하는 건데, 이런 것은 주로 공업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돼 반응해서 만들어지거든요. 황사가 중국의 공업지역을 통과할 때 중국 공업지역에서 방출된 미세먼지들과 함께 옵니다. 그래서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가 유해할 것이라고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건조한 기도의 점막에 상처와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같이 기관지가 취약한 사람들은 훨씬 위험합니다.
지난 2008년 서울 등 7개 대도시의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황사가 없는 날보다 황사가 발생한 날, 천식으로 인한 입원 건수가 최대 6% 더 많았습니다.
초미세먼지는 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뇌는 유해물질이 침투하기 가장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초미세먼지는 이 장벽을 뚫고 뇌로 직접 침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미세먼지가 뇌 속으로 들어가면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혈전이 생겨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초미세먼지가 세포와 닿으면 혈액 속 산화 스트레스의 농도가 증가해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부정맥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봄의 불청객 황사가 4년 만에 최악의 겨울 황사로 찾아왔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먼지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독해지는 황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