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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논란 많은 공인연비, 개선방안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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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논란 많은 공인연비, 개선방안 찾자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자동차 운전자들은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그러면서도 최소의 연료를 사용하고 가기를 바란다. 필자는 최근 소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일주일간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하였는데 평균 연비가 L당 공인연비보다 2㎞정도 모자란 16㎞였다. 과거에 실도로주행연비(이하 실연비)가 공인연비의 70%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연비차가 많이 줄기는 줄었으나 아직도 10% 정도의 차이가 남아있다. 여기서 운전자들은 의문이 생긴다. 나름 조심해서 운전하는데 왜 공인연비보다 작은 값이 나올까? 공인연비를 실연비와 거의 유사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공인연비를 실연비와 유사하게 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연비 측정방식을 통일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이 방식을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라고 부르며 빠르면 2017년 유럽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연비와 유사한 값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운전자, 운전조건, 도로상황 등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따라 실연비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인연비를 믿을 수 있으면 상대비교를 할 수 있으니 공인연비 값은 유용한 정보다.

그런데 작년에 국토교통부에서 현대차 산타페와 쌍용의 코란도 스포츠의 연비가 과장됐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이 생겼다. 국민들이 공인연비조차도 못 믿게 된 것이다. 공인연비는 규정에 따라 테스트하여 측정한 것인데 완성차업체, 산업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측정한 결과와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측정한 값이 다르게 나왔고 이에 대해 재검증한 후에 부처 간의 공동기자회견도 하였으나 역시 결과가 하나로 통일되지 않고 부처간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그 후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을 시작했고 현대차에서는 산타페의 공인연비 과장을 인정하고 고객에게 최대 40만 원의 보상을 했으며 한국GM에서도 자발적으로 공인연비를 수정하고 쉐보레 크루즈에 대해 최대 43만 원의 보상을 했다. 

그 외에 국토교통부에서 연비과장판정을 받은 아우디 'A6 3.0 TDI'와 도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와 산업자원부에서 부적합하다고 판정한 아우디 'A4 2.0 TDI',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크라이슬러 '지프 그랜드체로키', BMW '미니 쿠퍼 컨트리맨' 등의 수입차 업체들은 아직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단순하게 생각하기에 정부는 국민들이 믿고 맡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하는 기관이다. 국민들은 정부가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세금을 내며 생활에 불편을 주는 규제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예민한 연비문제에 정부 부처 간에 상이한 결과를 발표하니 이는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하게도 작년 말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련 정부부처와 연구기관과 대학이 협력하여 공인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자동차부문 연료소비율시험시스템개발'이라는 과제를 시작했다. 

이 과제에서는 인증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길들이기, 자동차주행저항 측정방법, 국내 연비시험기관간 상관성 연구를 수행한다. 자동차 길들이기를 하는 방법과 거리에 따라 연비값이 달라진다. 실도로주행시의 자동차에 가해지는 저항을 도로에서 측정하여 이 값을 연비측정 샤시 다이나모 시험에서 사용하는데 이 저항 값도 측정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시험기관의 장비와 운전자간의 차이가 연비 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정확한 측정과 분석이 필요하다.

한국에서의 자동차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했고 연비나 배기오염물질의 측정방식도 선진국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방법을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시험조건 등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자동차업체들은 가능한 연비를 좋게 나오도록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에서 측정한 결과 혼란과 연비 값의 차이가 생긴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살펴나가면 앞으로 공인연비를 어느 기관에서 측정하든지 거의 유사한 값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에서 작년 말에 고시한 2020년의 각 회사의 평균공인연비 목표가 L당 24.3㎞이니 이는 현재의 소나타하이브리드(18.2㎞)도 달성하지 못하는 높은 수치이다. 정부에서는 더 이상 논란이 없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공인연비측정방법을 확립하고 또 미래의 측정방식인 WLTP측정방법도 미리 준비하여 정부의 권위를 세우고 완성차업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때다. 


출처: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5020402102351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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